최순우 선생은 외동딸을 두었다. 박물관 일로 집을 자주 떠나 있었지만, 자상한 아버지였던 선생은 답사를 다닐 때면 딸에게 소식을 전하곤 했다. 전라도 광주에서 순천으로 답사를 다니는 중에 그린 듯 산과 새, 한옥을 그리고, 버스를 타고 있는 모습을 그려 넣었다. 물고기와 바둑이, 해바라기들이 어린 딸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 동화처럼 보이는 구성이다.
아빠가 버스를 타고 신나게 달린다. 아빠 얼굴이 어느 것인지 맞어봐[맞춰봐]. 어제는 광주에서 자고 오늘은 순천으로 간다.
딸에게 보낸 엽서